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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Talk

제이슨 본과 사고뭉치 국정원 영화 '본 아이덴티티'의 한 장면. 작전 수행 중 총상과 함께 기억상실증에 걸린 CIA 특수요원 제이슨 본은 상관인 콘클린과 맞딱드린다. 콘클린은 기억을 찾지 못해 헤매는 본을 거세게 다그친다. "자넨 600만 달러짜리 고장난 무기야. 왜 우리가 거액의 자금을 들여 자네를 훈련시켰는지 아나? 쥐도 새도 모르게 가서 죽이라는 거야 ! 백주대낮에 죽이는 일이라면 니키를 보내 죽일수도 있단 말이야 !" * 본 아이덴티티(2002) '본 아이덴티티'의 속편 '본 슈프리머시'에서 CIA 부국장 파멜라 랜디는 베를린에서 작전 도중 러시아 비밀 요원의 방해공작으로 요원과 자금을 잃고 작전에 실패한다. 이러자 랜디의 상관은 그를 질책한다. "얻겠다던 정보는 못 얻고, 요원과 연락책은 죽고 200만 달러는 사라지고 우리.. 더보기
한국 대선, 전략적 음모의 결과물?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글로벌 범죄조직 퀀텀의 마이클 그린은 볼리비아에 군부 쿠데타를 획책한다. 그린은 CIA에 접근해 볼리비아의 쿠데타를 눈감아주면 대가로 미국에 석유채굴권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CIA는 석유에 솔깃한 나머지 그의 제안을 수용한다. 미국은 실제로 국익이라면 악마와도 손을 잡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른 나라의 국민이 도탄에 빠지는 건 둘째 문제일 뿐이다. * 007 퀀텀 오브 솔러스(2008)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 안보불안에 시달리는 아시아에 전투기나 미사일 방어체계 같은 고가의 군사장비 판매를 늘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동북아 지역은 점점 화약고가 돼 가고 있다. 중국은 경제-군사적으로 덩치를 키워가고 있고, 북한은 중국을 뒷배경 삼아 연평도 포격, 미사일 발사 등.. 더보기
인문학에서 길을 찾다] 반지의 제왕과 존재감 없는 사람들 SNS 시대는 인문학의 재발견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독재자의 딸이 유신의 망령을 등에 업고 대통령에 등극한 지금의 이 사건에 대해 인문학은 어떤 길을 보여주고 있을까? J.R.R. 톨킨의 판타지 대작 '반지의 제왕'은 고만고만한 종족들이 힘을 합쳐 악의 화신 사우론을 패배시킨다는 이야기다. 이 작품에서 절대반지를 품은 주인공이 난장이 호빗 종족인 프로도 베긴스였다는 점은 무척 의미심장하다. 대마법사인 사루만은 멋들어진 왕국의 후예가 반지운반자(ring bearer)의 중책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간달프는 생각이 조금 달랐다. 비록 작고 미욱하지만 타고나면서부터 선한 심성을 지녔으며 지혜로운 호빗이 절대 악을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숲의 요정 갈라드리엘도 간달프와 마찬가지였다. 갈라드리엘.. 더보기
국가안보는 댓글 공작으로 지킨다? 1979년 이란주재 미 대사관에서 인질극이 벌어졌을 때 이야기다. 미 대사관이 시위대에 점거되기 전 6명의 직원들은 대사관을 빠져나와 캐나다 대사관저에서 은신한다. CIA요원인 토니 멘데즈는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테헤란에 잠입한다. 그 시기는 이슬람 근본주의 혁명이 벌어진 직후인데다 미 대사관 인질극이 장기화돼가던 시점이었다. 그는 이런 와중에도 아랑곳 없이 임무를 위해 적지로 향한다. 그는 놀라운 기지와 책임감으로 6명의 직원과 함께 무사히 이란을 빠져나오는데 성공한다. 멘데즈 요원의 활약상은 벤 애플랙의 영화 '아르고'에 생생히 묘사돼 있다. CIA는 세계 도처에서 갖가지 음모와 비밀공작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하지만 CIA요원들은 이에 아랑곳 없이 자국민의 보호에 목숨을 건다. 반면 대한민국의 잘 .. 더보기
관건은 변화의 단초를 마련하는 일 관건은 변화의 단초를 마련하는 일대통령 선거 D-14일 단상 '매트릭스', '블레이드 러너', '이퀼리브리엄' 등등 SF 영화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래를 디스토피아로 그린 작품들이 꽤 많다. SF 영화가 그리는 미래는 절대권력의 통치를 받으며 구성원들은 절대권력의 지시에 일사분란하게 따라야 할 뿐이다. 더욱이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는 불경한 것으로 취급돼 절대 허락되지 않는다. 때론 약물을 투여해 인간 본연의 감정마저 거세하는 광경까지 등장한다. * 크리스쳔 베일 주연의 2002년작 '이퀼리브리엄'. 이 영화에서 인간은 감정을 거세당하는 약물을 투여 받아야 한다. 그런데 SF 영화가 그린 디스토피아의 모습은 그닥 낯설지 않다. 바로 지금 대한민국 사회와 너무나도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사.. 더보기
컨티넘] 미드의 섬뜩한 예언 컨티넘] 미드의 섬뜩한 예언 난 미국에서 제작한 TV드라마, 이른바 '미드'라면 사족을 못 쓴다. '육백만불의 사나이', '맥가이버', 'V', '에어울프', '미션 임파서블' 등 미드의 고전에서 '엑스파일', '밴드 오브 브러더스', '24', 'CSI', '스파르타쿠스(일명 색파르타쿠스)' 등등 미드는 만사 제쳐놓고 탐닉한다. 최근엔 '컨티넘'이라는 미드를 즐겨 보는데 무척 재밌고 시사점도 크다. '컨티넘'의 무대는 2077년으로 거대 기업들은 무능한 정부를 대신해 세상을 통치한다. 기업들이 사실상 정치권력을 인수한 것이다. 경찰조직 '프로텍터'는 기업들이 지배하는 세상의 수호자(프로텍터)들이다. 프로텍터들은 기업의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한다. 소수의 혁명가들은 기업의 전횡에 맞서 .. 더보기
킹스 스피치] 지도자의 감동적인 연설을 듣고 싶다 킹스 스피치] 지도자의 감동적인 연설을 듣고 싶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버지이자 영화 '킹스 스피치'의 모델인 조지 6세는 품성도 착하고 리더십도 남다르지만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바로 말을 더듬는 버릇이었다. 조지 6세의 선왕은 아들에게 '왕노릇(Kinging)' 제대로 하려면 미디어에 자주 얼굴을 비치면서 능수능란한 화술을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고민 끝에 호주 출신의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를 찾아간다. 라이오넬은 그의 인간미를 단박에 알아보고 말더듬이 습관을 고치는데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히틀러의 독일에 맞서 영국인들의 단결을 독려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 조지 6세는 그동안 갈고 닦은 연설솜씨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연설의 달인인 윈스턴 처칠도 그의 연설에 극찬을 아끼지.. 더보기
제임스 본드, 세계화를 사랑한 스파이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007 시리즈'는 역사상 냉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배경으로 한 첩보 액션극이다. 이 시기는 제임스 본드 같은 첩보원들의 황금기이기도 했다. 냉전 종식은 첩보원들에게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으로 다가왔다. 실제 수많은 제임스 본드들이 일자리를 잃었거나, 자신이 몸 담았던 정보기관으로부터 제거 당했다. 하지만 제임스 본드는 역설적으로 세계화 시대에 더욱 걸맞는 캐릭터다. 냉전 시절 제임스 본드는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세력에 맞서 싸웠고 임무를 마치면 미끈한 여자들(본드 걸)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하지만 그가 싸웠던 상대는 '악의 제국' 소련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의 주적은 '스펙터'라는 유령 조직이었다. 스펙터는 세계도처에서 암약하면서 핵전쟁을 일으켜 미국과 소련.. 더보기
'태극기 휘날리며'의 노신사 영원히 잠들다 초로의 신사가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형의 유해를 찾았다는 전화다. 순간 초로의 신사는 젊은 날로 돌아간다. 총알이 빗발치던 전쟁의 한 가운데에서 형과 함께 있던 기억을 떠올리며. 장동건, 원빈 두 청춘스타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태극기 휘날리며'의 오프닝이다. 관객들은 두 청춘스타에 열광하면서도 형의 유해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 감회에 젖는 초로의 신사를 보며 눈시울을 적신다. 이 노신사가 바로 장민호 선생이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헐리웃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방불케 할 만큼 박진감 넘치는 전투신이 인상적이다. 두 청춘스타의 연기도 나무랄데 없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두 청춘스타의 액션 연기 보다 장민호 선생의 잔잔한 연기에서 코 끝이 찡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11월 둘째날 장민호 선생이.. 더보기
제임스 본드여 영원하라 ! 첩보액션 007 시리즈가 최신작 '스카이폴'까지 22편을 선보이며 50주년을 맞았다. 숀 코네리, 조지 레젠비, 로저 무어, 티모시 돌튼, 피어스 브로스넌, 그리고 지금 다니엘 크레이그까지 모두 6명의 배우가 각자만의 강렬한 개성을 뽐내며 제임스 본드 역할을 소화해 냈다. 역대 제임스 본드 가운데 그 누구보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일 말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잘 나가던 피어스 브로스넌을 중도하차시킨데다 다니엘이 금발이라는 이유에서다. 영국인들은 금발을 미국식 천박한 소비문화로 보는 경향이 짙다. 다니엘은 이를 의식했는지 늘 머리를 짧게 짜르고 출연했다. 누가 제일 매력적인 본드였냐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숀 코네리가 압도적이고 간간이 로저 무어가 이름을 올린다. 난 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