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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Talk

컨티넘] 미드의 섬뜩한 예언

컨티넘] 미드의 섬뜩한 예언 


난 미국에서 제작한 TV드라마, 이른바 '미드'라면 사족을 못 쓴다. '육백만불의 사나이', '맥가이버', 'V', '에어울프', '미션 임파서블' 등 미드의 고전에서 '엑스파일', '밴드 오브 브러더스', '24', 'CSI', '스파르타쿠스(일명 색파르타쿠스)' 등등 미드는 만사 제쳐놓고 탐닉한다. 


최근엔 '컨티넘'이라는 미드를 즐겨 보는데 무척 재밌고 시사점도 크다. '컨티넘'의 무대는 2077년으로 거대 기업들은 무능한 정부를 대신해 세상을 통치한다. 기업들이 사실상 정치권력을 인수한 것이다. 


경찰조직 '프로텍터'는 기업들이 지배하는 세상의 수호자(프로텍터)들이다. 프로텍터들은 기업의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한다. 소수의 혁명가들은 기업의 전횡에 맞서 테러조직 '해방'을 결성하고 기업들과 전쟁을 벌인다. 이러자 혁명가들은 60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기업이 정치권력을 인수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혁명군이 미래를 변화시키려 과거로 돌아간다는 설정은 낯익다. 제임스 카메론의 '터미네이터'를 살짝 패러디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전횡에 맞선 혁명가들의 대의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특히 프로텍터들이 혁명가들을 진압하는 장면에서는 쌍용 자동차 파업 진압 장면이 묘하게 오버랩 된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들을 60년대 독일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적군파(RAF) 수준의 테러집단으로 그린다. 


이 드라마의 중심 프로텍터 키에라 요원(에밀리 니콜스)이다. 키에라 요원은 혁명가들과 함께 2012년으로 오게 된다. 그녀는 과거로 도망친 혁명가들을 추적하면서 서서히 기업의 부도덕한 권력 확장에 눈을 뜬다. 결국 기업의 전횡을 막는 일은 공권력의 몫인 셈이다.  


이 드라마에서 무엇보다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 있다. 사뭇 섬뜩하기만 한 대목이다. 기업은 2058년 정치권력 인수를 완전히 마친다. 기업은 정치권력 장악 후 이전의 역사를 아예 삭제해 버린다. 그래서 후손들은 2010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따위의 역사는 아예 배우지도 못한다. 이 대목이 비단 드라마 속 가상현실일까? 


이명박 집권 이후 이 나라 역사는 이른바 뉴라이트 집단의 역사관에 따라 해석이 바뀌어 나갔다. 이제 박근혜가 되면 유신에 대한 해석도 바뀔 것이다. 80년대 민주화 운동은 아예 역사에서 삭제될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미래를 위해 지금 열심히 싸우는 일이다. 누구와? 이 나라 역사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세력과. 어떻게? 목숨 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