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ine Review

[리뷰] <스타워즈> 시리즈의 새 에피소드, 올드팬 향수에만 기대려 해 를 보고 든 느낌을 적어 에 기고 했는데 반응이 꽤 거칠었다. 이런 거에 신경쓰고 싶지는 않지만 ‘보는 내내 사회적 의미와 결부시킬 생각만 한다’는 반응에 대해선 한 마디 적어야 겠다. 난 학창 시절 서울대 영문과 김성곤 교수의 영화 리뷰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아래는 김 교수의 책 일부다. 사람들은 이제 책을 꺼내 펼치는 대신 마치 책처럼 진열돼 있는 비디오 테이프나 DVD를 꺼내 재생기에 넣고 리모콘을 누른다. 그러면 화면에는 끝없는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맥루언이 '쿨 미디어'라고 부른 하이테크 전자매체를 통한 이와 같은 변화는 이제 독자들의 책읽기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글쓰기에 대한 개념에도 코페르니쿠스적 변화를 가져다 주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변화는 앞으로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상문화는 .. 더보기
아카데미와 BIFF, <시티즌포>와 <다이빙벨> 에세이] 아카데미와 BIFF, 와 지금 대한민국의 표현의 자유는 어느 지점에 서 있는가 해마다 2월이 되면 전세계 이목은 아카데미 영화제로 쏠린다. 아카데미 영화제는 오로지 미국 영화만을 위한 축제임에도 말이다. 헐리웃이 세계 영화 시장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화제 자체가 훌륭한 쇼비지니스인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임박해 오면 오스카 트로피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를 두고 호사가들은 입방아를 찧는다. 그와 동시에 비판의 목소리도 불거져 나온다. 영화제가 보수적이고 백인 중심주의, 심지어 귀족적 속물근성에 매몰됐다는 주장이다. 사실 이런 비판은 일정 수준 아카데미 영화제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백인 중심주의라는 비판만 봐도 그렇다. 물론 덴젤 워싱턴, 모건 프리맨, 할 베리,.. 더보기
귀신 들린 한국사회, 구마의식 시급해 귀신 들린 한국사회, 구마의식 시급해[리뷰] 김윤석, 강동원 주연의 속 사회 풍경 세상이 흉흉하면 사람들은 쉽게 주술에 기운다. 신약성서의 ‘사복음서’, 특히 에도 예수 그리스도가 귀신을 쫓아내는 장면이 기록돼 전해진다. 또 예수의 치유에 힘입어 사람 몸을 떠난 악령이 돼지에게 옮겨갔다는 이야기도 눈에 띈다. 당시 이스라엘은 로마 식민지였다. 로마는 모든 식민지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에도 관대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내부 사정은 더욱 참담했다. 종교권력자인 사두가이는 로마 권력과 결탁했다. 바리사이 공동체는 엄격한 규율을 지키며 이스라엘 민족 정체성을 지켰으나, 공동체 밖 가난한 사람들을 홀대했다. 그러다 보니 힘없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주술에 기울어졌고, 예수께 와서 구마의식을 의뢰했다.* 한국영화엔 생소.. 더보기
리뷰]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진보에게 던지는 고민거리 리뷰]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진보에게 던지는 고민거리JTBC드라마 ....어버이연합·고엽제 전우회 이해 단초도 ⓒ JTBC “분명 하나쯤은 뚫고 나온다. 다음 한 발이 절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도 저 자신도 자신을 어쩌지 못해서 껍데기 밖으로 기어이 한 걸음 내디디고 마는 그런, 송곳 같은 인간이.” 지난 11월 29일 종영한 JTBC 드라마 의 가장 큰 강점은 간결하면서 정곡을 찌르는 대사다. 등장인물이 던지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는 그야말로 송곳이 되어 보는 이들의 마음 한구석을 콕콕 찌른다. 은 2003년 6월 어느 날 프랑스계 대형할인점 푸르미 일동 지점에서 벌어지는 가상의 이야기다. 보면서 마음이 아파진다. 송곳 같은 대사 때문이 아니다. 의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우리의 이야기.. 더보기
거세된 전통, 그다지 ‘글로벌’하지 않은 제임스 본드 거세된 전통, 그다지 ‘글로벌’하지 않은 제임스 본드[리뷰] 전통은 간데없이 원한관계 복수만 난무하는 ⓒ UPI 첩보영화의 묘미는 첩보원의 치밀한 두뇌 싸움, 그리고 그 이면에 작동하고 있는 강대국들끼리의 힘겨루기다. 그런데 007시리즈 최신작 의 연출자 샘 멘데스는 첩보영화의 특성을 잘 이해 못 하는 모습이다. 전작 은 50주년을 맞는 007시리즈의 전면적인 변화를 예고한 점에서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었다. 그러나 는 장르는 물론 007시리즈에 얽힌 향수마저 살리는 데 실패했다. 007 팬이라면 제목만 들어도 흥분하기에 충분했다. ‘스펙터(spectre)’는 스파이들의 황금기였던 1960·1970년대 나온 007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가 상대했던 주적이었다. 스펙터는 말 그대로 유령 조직이다. 이 조직은.. 더보기
국가의 개인 감시 고발한 이 사내, 미국을 뒤집다 국가의 개인 감시 고발한 이 사내, 미국을 뒤집다[리뷰] 영화 , 내부고발자에 대한 새 지평 열어* 스노든의 폭로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 콘텐숍 "스노든의 내부고발은 단순히 사생활 침해의 문제점을 폭로한 것이 아니라,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의 민낯을 드러냈다." 올해 2월 치러진 제87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원제 : Citizenfour)로 최우수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로라 포이트러스가 남긴 수상소감이다. 솔직히 다른 영화들보다 이걸 가장 먼저 보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보고 나니 살짝(?) 실망스럽다. 스노든의 폭로와 그 폭로가 가져온 충격파, 또 폭로 과정에서 그려진 긴박한 순간들은 로라와 함께 스노든을 취재했던 글렌 그린월드의 저서 , 그리고 루크 하딩이 쓴 에 더 자세히 나와 있다... 더보기
리뷰] 혁명 마무리짓는 제니퍼 로렌스 투지 리뷰] 혁명 마무리짓는 제니퍼 로렌스 투지- 4부작 되짚어 보기 * 시리즈가 드디어 4부작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원작의 3부작 중 마지막 를 둘로 나눴다. 다소 지루하고 늘어진다는 평이 다수이지만, 제니퍼 로렌스(사진)의 호연이 그 단점을 어느 정도 상쇄한다. ⓒ 누리픽쳐스 4부작은 제니퍼 로렌스를 빼놓고 입에 올릴 수 없는 작품이다. 원래 원작은 , , 이렇게 3부로 나뉘어 있는데, 영화는 를 둘로 쪼갠다. 굳이 4부작으로 만들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서사구조는 지루하고 결말은 엉성하다. 그러나 제작진들은 제니퍼가 내뿜는 특유의 카리스마를 믿은 듯하다. 놀랍게도 그녀는 제작진들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한다. 그녀는 이 작품 이전 의 리 돌리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실 그녀가 시리즈에서 연기한 .. 더보기
인종세탁 논란 <마션>, 진짜 흠은 따로 있다 인종세탁 논란 , 진짜 흠은 따로 있다[리뷰] 이름값에 못 미친 리들리 스콧 신작, 솜씨는 어디에 사람은 나이를 먹는다. 당연한 일이고, 또 이치를 거스를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이들 수록 원숙미가 더해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노쇠해지는 기미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사람도 있다. 영화로 범위를 좁혀 보자면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전자이고 리들리 스콧은 후자다. * [20세기 폭스 코리아 제공] 리들리 스콧의 신작 (원제 : The Martian)은 제법 쏠쏠한 흥행을 거두고 있는 중이다. 지난 10월8일(목) 개봉한 이 영화는 16일(금) 기준 246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우리 영화 의 610만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비슷한 시기 개봉한 , 에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그러나 리들리 스콧의 이름값에.. 더보기
에세이] 제주 4·3, 그리고 ‘피의 일요일’ 에세이] 제주 4·3, 그리고 ‘피의 일요일’정치권력 이동 따라 비극 의미 윤색 안될 말 * 1972년 1월30일, 이 날은 북아일랜드 데리시 시민들에겐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이날 시민들은 영국의 부당한 탄압에 항의하는 거리시위를 벌였다. 이러자 영국은 공수연대 제1대대를 투입해 진압을 시도했고, 시민 13명이 사망하는 유혈참극이 벌어졌다. 이를 일컬어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라고 한다. 사실 북아일랜드의 불만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영국은 1922년 런던 조약으로 아일랜드의 분리 독립을 허용했다. 그러나 영국계 신교도들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벨파스트를 중심으로 하는 북아일랜드는 영국령으로 남겼다. 이후 가톨릭이 압도적인 아일랜드계는 이등시민 취급당하기 일쑤였고, 그래서 이들.. 더보기
약물로 쌓아 올린 신화, 이를 폭로한 기자의 집착 리뷰] 약물로 쌓아 올린 신화, 이를 폭로한 기자의 집착암스트롱 약물 스캔들 그린 스티븐 프리어스 랜스 암스트롱은 그야말로 신화였다. 고환암을 이겨내고 평생에 한 번 우승하기도 어렵다는 ‘투르 드 프랑스’를 일곱 번이나 제패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적어도 약물 복용이 적발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스티븐 프리어스가 연출한 신작 (원제 : The Program)은 이 성공 신화의 추악한 이면을 폭로한다.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랜스 암스트롱이 약물에 손댄 이유가 의아했다. 모든 운동선수는 1등을 꿈꾼다. 암스트롱이 약물에 손댄 이유 역시 1등을 차지하고 싶어서였다.* [제공 = 판시네마] 영화는 이런 일그러진 성공 욕망을 생생히 묘사한다. 랜스 암스트롱(벤 포스터)은 원래 단거리 선수였다. 그런 그가 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