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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후보에게] 유신의 딸 집권저지는 시대적 과제

문재인-안철수 후보에게] 유신의 딸 집권저지는 시대적 과제


2002년 봄 프랑스는 한 극우 정치인으로 인해 들썩였다. 그해 프랑스는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선거 전까지만 해도 우파인 공화국 연합의 자크 시라크와 좌파인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이 무난히 예선을 통과해 결선에서 맞붙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장 마리 르펜이 리오넬 조스팽을 밀어내고 당당히 2위를 차지한 것이다. 국민전선은 프랑스의 주권 강화, 외국인 이민 제한 등을 강령으로 내세운 국수주의 정당. 르펜의 약진은 프랑스 사회에 큰 충격을 일으켰다. 


이른바 '똘레랑스'라고 불리우는 관용의 정신은 프랑스 사회를 지배하는 사회윤리이자 미덕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가치를 추구하는 르펜이 약진했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르펜의 부상은 리오넬 조스팽을 집어 삼켰다. 조스팽은 예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결선투표를 앞두고 프랑스 사회는 반르펜 전선으로 결집하기 시작했다. 극우 정치인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됐던 것이다. 좌·우 할 것 없이 유권자들은 시라크에게 투표했다. 그러면서도 유권자들은 갖가지 퍼포먼스로 시라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시라크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극우 정치인인 르펜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시라크에게 투표한다는 메시지를 말이다.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간 단일화 협상이 좀 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양상이다. 11월 21일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이 있었고, 바로 다음 날 오전 다시 회동을 가졌음에도 말이다. 이따금씩 문-안 지지자들 사이에서 상호 간에 낯 뜨거운 비방전마저 오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약간의 의견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또 민주주의라는 정치제도가 변증법적인 과정을 통해 합을 찾는 일이라 두 후보와 지지자들 사이에 갑론을박은 차라리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두 후보 공히 이 점 하나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유신의 딸' 박근혜의 집권저지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임을 말이다.



* 문재인-안철수 후보(출처 :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