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오렌지 군단', 왜?
유로2012 서바이벌 게임 제2라운드가 펼쳐지고 있다. 그런데 아일랜드만 빼곤 아직 예선탈락이 확정된 팀은 없을 정도로 혼전양상이다. 가장 의외는 네덜란드가 무기력하게 2패를 당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 경기인 독일과의 경기를 앞두고 팀에서 내분이 일고 있다는 이야기마저 흘러나왔다.
첫 경기인 덴마크와의 경기, 그리고 독일과의 두 번째 경기 모두 선수들은 따로 노는 듯 했다. 더구나 독일과의 경기는 꼭 이기거나 최소한 비겨야 했던 아주 중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 분위기는 마치 평가전을 치르는 듯 했다. 어이가 없었다.
사실 네덜란드 선수들의 개인플레이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히딩크나 아드보카트가 지도력을 인정받은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선수단 장악력이었다. 하지만 이들 조차 선수단 장악에 애를 먹었다. 히딩크가 감독으로 있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네덜란드는 유고와 16강전에서 맞붙었다. 그런데 경기 진행 중에 골키퍼인 반 데 사르와 미드필더 에드가 다비즈가 주먹다짐을 벌였다. 보다 못한 주심이 떼어 놓을 정도였다.
한편 아드보카트가 이끌던 유로2004 대회 때 네덜란드는 조별리그 체코와의 경기에서 먼저 두 골을 넣으며 앞서가고 있었다. 이러자 아드보카트는 잘 뛰던 아르옌 로벤을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보스펠트를 투입했다. 이러자 로벤은 감독이 보는 앞에서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로벤은 이번 유로 대회에서도 똑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네덜란드는 1970년대 리누스 미헬스가 토털 사커를 완성시키면서 축구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걸출한 선수도 많이 배출했다. 이젠 전설이 되어버린 요한 크루이프, '오렌지 삼총사'로 불리던 루드 굴리트-프랑크 라이카르트-마르코 반 바스텐, 데니스 베르캄프, 파트리크 클루이베르트, 뤼트 반 니스텔로이, 아르옌 로벤, 로빈 반 페르시 등등이 오렌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럼에도 네덜란드는 늘 2인자에 머물러왔다. 반면 월드컵이나 유로대회에서 네덜란드를 잡은 팀은 승승장구했다.
네덜란드가 축구 강국이면서도 정상의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는 이유는 개성 강한 선수들이 융화되지 못하고 '제 잘난' 플레이를 하는 이유가 가장 크다. 적어도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에 관한 한,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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