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06.06.자 조선일보 헤드라인
독자들은 헤드라인을 보고 기사를 읽거나 클릭한다. 조선일보는 이런 경향을 교묘히 이용하는데 탁월한 재주를 지녔다. 조선일보 6월6일자 1면엔 "이해찬, 이석기-김재연 제명은 악질 매카시즘"이라는 헤드라인으로 기사를 실었다. 헤드라인만 보면 이 의원이 국회가 추진 중인 이석기-김재연 제명 조치에 대해 악질 매카시즘이라고 반발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하지만 이해찬의 발언 취지는 이게 아니었다. 그의 발언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하고 있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일 "기본적인 국가관을 의심받고 있고 국민들도 불안하게 느끼는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바 있었다. 이 의원은 이 발언에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의 워딩을 그대로 옮겨보자. 그는 "박근혜 대표가 안할 말을 했다. 누가 국가관을 검증한단 말인가? 국가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래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사상의 자유를 중시한다. 박근혜가 사상을 검증할 자격이 어딧는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통합진보당을 지지한 10%의 국민을 무시하겠다는 말 아닌가? 그렇게 오만한 사람이 무슨 대통령 후보로 나선단 말인가? 이건 매카시즘이 아니라 악질적인 매카시즘 수준이다"고 밝혔다. 즉 이 의원이 문제 삼는 건 박근혜의 '국가관 검증' 발언이었지 이석기-김재연의 제명이 아니었던 것이다.
현장엔 기자들이 꽤 있었고, 녹취를 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금방 들통날 조작질을 한다. 참 나쁜 신문이다. 그런데 이런 신문이 신문시장 1위로 군림하고 있다. 이 나라 언론 시장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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