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과학적이나 과학적이지 않은
- 여론조사는 믿어도 그만, 안 믿어도 그만....
바야흐로 대통령 선거철이다. 누가 5년간 이 나라를 이끌어 갈 대통령이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는 시기다. 이 같은 관심에 부응하고자 언론들은 앞 다투어 여론조사를 통해 판세를 예상하는 기사를 쏟아낸다.
하지만 자칫 언론사가 발표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자칫 섣부른 대세론을 불러 투표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더구나 여론조사 기법 자체가 태생적인 맹점을 안고 있기에 그저 믿어도 그만, 안 믿어도 그만이다. 더욱이 한국의 언론은 여론조사를 언론사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조작하는 경우가 많기에 섣불리 믿어서는 안 된다.
1948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의 일이다. 공화당의 알프레드 랜든이 출마해 현직 대통령이던 민주당의 F.D. 루즈벨트와 격돌했다. 당시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라는 잡지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랜든 후보가 압승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 잡지는 이를 근거로 알프레드 랜든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결과는 루즈벨트의 승리였다. 이 잡지는 여론조사 결과만 믿다가 망신살이 뻗쳤고 결국 폐간까지 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이 잡지의 패착은 표본집단을 잘못 추출한데 있었다. 이 잡지는 전화가입자와 자동차 소유자 명단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전화기와 자동차는 현대인의 필수품이다. 하지만 1948년의 미국에서 전화기와 자동차는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 그리고 부유층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지지 성향이 강하다. 이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으니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대안언론인 뉴스타파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 언론사들이 모집단을 추출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그나마 이 방식을 공개하지도 않는다. 리터러리 다이제스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여론조사는 모집단을 어떻게 추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더구나 언론사들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어낼 요량으로 교묘하게 유도심문성 설문을 던지기도 한다.
실제 6·2 지방선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 각 언론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여당의 우세를 점쳤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지금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박근혜 후보의 지지율도 표본추출 방식에 따라 결과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결국 여론조사 결과는 참고자료일 뿐 선거 승패의 관건은 유권자들의 표심인 셈이다.
한 마디 사족을 덧붙인다면, 미국에서는 오보를 낸 잡지는 폐간이 됐다. 반면 한국 언론, 특히 유력언론이라 자처하는 조선-중앙-동아는 그 어떤 오보에도 아랑곳없이 버젓이 신문을 찍어낸다. 1948년의 미국만도 못한 한국 언론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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