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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는 건....
사랑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가,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가, 사랑을 느끼기 시작했다.
사랑을 알게 되고, 통증을 알게 되었다.
통증은 느낌이고, 느낌은 곧 추억이다.
- '통증' 원안 작가 강풀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 박남순, 빚에 쫓기며 사는, 그렇지만 난치병을 가진 여자 주동현, '빚'을 연결고리로 만난 두 사람은 어느 덧 서로에게 기대는 사이로 발전한다.
극중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남자 남순, 그러나 동현은 그의 무감각을 일깨운다. 어느 날 다가온 동현의 존재로 생명력을 얻어가는 남순, 동현의 입맞춤은 고목 같이 말라비틀어진 남순의 육신을 꿈틀거리게 한다.
권상우와 정려원 주연의 '통증', 맞아서 부서지고 깨져도 전혀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한 남자를 상징적으로 표현해주는 제목이지만, 이생에서 사랑을 이룰 수 없는 두 사람의 아픔을 함축하고 있다는 느낌도 얼핏 든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애틋하게 펼쳐지는 남순과 동현의 사랑 보다 영화 속에 살짝 비치는 '용역 공화국' 대한민국 사회의 한 자락이 마음을 아리게 한다. 남순이 최후를 맞는 세입자 진압 장면에서 용산과 명동의 모습이 오버랩되기에.
재개발과 철거, 세입자를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용역.... 용역 공화국 대한민국의 이면이 강력하게 부각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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