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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Review

본 레거시] 본 시리즈에 본이 없다



본 레거시 (2012)

The Bourne Legacy 
7
감독
토니 길로이
출연
제레미 레너, 레이첼 웨이즈, 에드워드 노튼, 조앤 알렌, 앨버트 피니
정보
액션 | 미국 | 135 분 | 2012-09-06


본 레거시] 본 시리즈에 본이 없다



CIA요원 제이슨 본을 소재로 한 본 시리즈의 신작 '본 레거시'가 선을 보였다. 하지만 이 영화엔 정작 제이슨 본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기대감을 갖고 영화를 마주 대하지는 않았다. 타이틀 롤을 맡았던 맷 데이먼의 비중이 컸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본 시리즈 마지막 에피소드인 '본 얼티메이텀'의 이야기에서 곁가지를 친다. 제이슨 본을 있게 했던 건 CIA의 비밀 프로그램인 트레드스톤이었다. 그런데 작전 상 차질로 제이슨 본은 기억 상실증에 걸려 실종된다. 이러자 CIA는 트레드스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블랙브라이어'로 조직의 존재를 과시한다. 


신작 '본 레거시'는 비단 CIA만이 정보세계의 전부는 아니며 트레드스톤이나 블랙브라이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걸 알려준다. 


애론 크로스(제레미 러너) 요원은 미 국방부가 기획한 '아웃컴'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아웃컴은 생체능력을 극대화시켜 인간병기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한편 제이슨 본은 블랙 브라이어의 정체를 알리려 뉴욕에 모습을 드러낸다. 파멜라 랜디 CIA 부국장은 그를 적극 돕는다. 만에 하나 두 사람의 시도가 성공하면 아웃컴 등 정부가 운영하던 각종 비밀 프로그램의 존재가 모두 드러나게 된다. 정보기관으로서는 일대 위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아웃컴의 책임자인 릭 바이어(에드워드 노튼)는 조직을 총 동원해 이를 막으려 나선다. 애론은 이 같은 음모를 눈치 채고 과학자인 마르타(레이첼 와이즈)와 함께 정보기관과 사투를 벌인다. 


이야기의 얼개는 꽤 그럴듯하다. 하지만 전작과는 달리 이야기의 짜임새는 헐겁기만 하다. 특히나 전작인 '본 얼티메이텀'과 이야기가 제대로 맞아 들어가지 않는 듯한 대목이 곳곳에 눈에 띤다. 본 시리즈 3부작은 한 인간을 살인기계로 만드는 정보기관의 실체를 소름끼칠 만치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신작인 '본 레거시'도 정보기관의 음모를 다루고 있기는 하다. 다만 이야기의 무게감이나 호소력이 전작에 비해 떨어지는데다 전달방식도 상투적이기 그지없다. 그나마 제레미 러너와 레이첼 와이즈의 강인한 연기가 위안이라고 할까? 반면 에드워드 노튼은 과거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져 아쉬움을 남긴다. 


이 영화엔 서울 강남대로와 지하철 장면이 잠깐 등장한다. 전에 배우 박중훈 씨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서울 로케이션 사실을 알렸고, 실제 촬영 모습을 찍은 인증샷이 타임라인에 올라와 트위터가 술렁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낚이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서울의 모습은 약 1분 30초가량 비치며 주인공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필리핀 마닐라 거리를 질주하니까 말이다. 


영화는 끝자락에 시리즈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암시를 던진다. 이어질 시리즈에서 맷 데이먼이 다시 출연하게 될지 궁금하다. 분명한 점은 맷 데이먼과 '본 슈프리머시'·'본 얼티메이텀'의 연출자인 폴 그린그래스 콤비가 확실히 한 수 위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