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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Diary

연기자도 민주시민이다

연기자도 민주시민이다 


지난 해 8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때의 일이다. 이 자리엔 배우이자 감독이며 헐리웃의 보수주의자로 정평이 나 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깜짝 등장했다. 그는 빈 의자를 들고 나와 마치 오바마가 실제 있는 것처럼 연기하며 오바마를 조롱했다.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아무런 존재감이 없었다는 걸 비꼰 퍼포먼스였다. 그는 오바마를 향해 "완전히 미쳤다"며 날을 세웠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달리 벤 애플랙, 로버트 드 니로는 소문난 민주당 지지자들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역시 민주당 성향이다. 이들은 조지 W. 부시의 재선을 막고자 부시의 이라크 전쟁정책을 비판한 마이클 무어의 다큐 영화 '화씨 9/11'의 개봉에 맞춰 정치자금 모금파티를 열었다. 



* 지난 해 8월 공화당 전당대회 때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출처 - US Weekly)



하지만 이들 연기자들이 정권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했다든지, 혹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출연금지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오바마는 자신의 트위터에 '자리 임자 있음(This seat's taken)'이란 사진을 올리는 한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열렬한 팬이라고 선언하는 등 재치 있게 대응했다. 


연기자들도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이며 이에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지지할 수 있고, 이는 민주시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자유이자 권리다. 


최근 배우 김여진 씨가 지난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캠프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2개 방송사에서 출연금지 조치를 당했다는 소식이다. 참으로 어이 없는 일이다. 연기자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한 것이 문제가 된다면 박근혜 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연기자들 역시 똑같은 조치를 당해야 한다. 


과연 우리는 지금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