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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Diary

박근혜의 사과, 그리고 말춤

박근혜의 사과, 그리고 말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는 법이다. 하지만 사람이 하고 다니는 행적을 보면 대충 그 사람 속을 알 수는 있다. 


박근혜가 9월 24일 월요일 아침, 그것도 기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시간인 오전 9시에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사에 대해 사과의 뜻을 비쳤다. 박근혜 쪽이 다급하긴 다급했나보다. 다음 주가 추석이고, 추석 민심이 대선전 초반 여론의 향배를 좌우한다. 과거사 문제로 골치를 썩는 박근혜로선 추석을 앞두고 반전 카드를 뽑아 들어야 했다. 그래서 월요일 아침 9시 전격 기자회견을 가졌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치 희생자들 앞에 무릎을 꿇은 빌리 브란트 같은 액션은 바라지도 않았다. 하지만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최소한 글로 표현된 것 속에 담겨진 자신의 속마음은 털어 놓아야 했다. 이 같은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녀는 자기 할 말만 하고 자리를 피했다. 


여기서 그쳤다면 모르겠다. 그녀는 기세 좋게 부산으로 내려가 말춤을 췄다. 그녀가 아침에 언급한 과거사는 이 나라의 역사는 물론 세계사적으로도 수치스러운 일이다. 만약 그녀가 최소한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마음이 있었다면 적어도 오늘만큼은 자중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녀는 보란 듯이 쌩글쌩글 웃으며 흔들어댔다. 


박근혜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생각들, 이를테면 5.16은 구국의 결단이었다든지, 아버지는 억울하게 당했다든지 하는 생각들은 여전히 그대로이고, 과거에 대해 반성하는 마음은 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1%만큼도 없다는 걸 여기서 알 수 있다. 


그래놓고도 박근혜는 대통령 해먹겠다고 달려든다. 이런 경우를 일컬어 날로 먹는다고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