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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Diary

대한민국을 망하게 하는 것은?



@ 2012.04.10. 노원유세장에서


대통령 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단다. 신문-방송만 보면 박근혜는 이미 대한민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거의 확정된 듯 하다. 생뚱맞지만 문득 '대한민국을 망하게 하는 건 무엇일까?'하는 의문이 든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북한이 호시탐탐 전쟁을 넘보고 있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누구나 다 반공교육을 받았을 테지만 우리 집은 도수가 더 심했다. 우리 부모님은 6.25를 직접 겪은 세대였고, 아버님은 용산 미군 기지에서 민간인 근로자로 재직하고 계셨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면 우리 가족은 공산당한테 몰살 당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실제 이런 이야기에 몸 서리를 쳤을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학교에서 가르친 대로라면 우리 아버지는 미 제국주의자에 부역한 매국노고, 우리 가족 역시 매국노 집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어머니께서는 당신의 자녀들에게 늘 나라가 있어서 우리가 살아간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차차 나이를 먹고 대학에서 공부하고, 사회에 나와 나름 세상과 부딪혀보니 북한 때문에 대한민국이 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니, 북한이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능력이나 제대로 갖추고 있을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오히려 대한민국은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고 매관매직을 일삼는 지도자, 살아 있는 권력엔 굴종하면서 죽은 권력은 무참히 다루는 검찰, 서민들을 죽이는 재벌, 교세에 눈멀어 약자의 눈물은 외면한 채 돈-권력-섹스에 탐닉한 목회자, 자리만 탐하는 영혼 없는 공무원, 권력의 입맛에 맞는 기사만 쏟아내는 언론, 그리고 잘못된 지도자를 선택하는 국민의 무지 때문에 망할 것이 분명하다. 


북한의 위협? 글쎄, 대한민국은 북한이 다시 쳐들어오기 훨씬 이전에 이미 망해가고 있었고, 지금은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만약 유신의 딸이 군사독재의 망령을 입고 집권에 성공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담할 것이라고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