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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이 되어

죽임의 교의를 설파하는 목사에게


* 강정 구럼비 해변. 발파작업을 위해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 강정 해군기지 건설현장을 지키는 경계병력들. 건설현장은 경찰의 삼엄한 경계를 받고 있다.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무리들은 철저히 솎아 내야 

구약성서 창세기에 따르면 이 세상은 하느님이 지으신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돌 하나, 나무 하나라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하찮은 무생물로 보이겠지만 그것에도 하느님의 거룩한 숨결이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 강정 마을의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주민과 활동가, 그리고 경찰 간에 크고 작은 충돌이 끊이지 않습니다. 마을엔 사이렌이 울리고,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주민들이 생업을 내려놓고 기지 건설현장으로 뛰쳐나옵니다. 전시 상황이 따로 없습니다. 인명피해마저 우려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에 서경석이라는 사람이 일군의 무리를 이끌고 나타났습니다. 세간에서는 그를 목사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에게 목사라는 고귀한 직함을 붙여주고 싶지 않습니다. 

서경석은 한 바탕 선동구호를 외치고 떠났습니다. 그는 강정의 구럼비 바위가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골프장 지을 때엔 아무말도 없다가 갑자기 해군기지를 짓고, 미군도 이 기지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까 전문 시위꾼들이 몰려들어 주민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주도민들이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한껏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곳에 참가한 사람들은 아멘으로 화답했습니다. 

강정 주민들의 이야기는 서경석의 이야기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한 목소리로 구럼비 바위 자체는 이곳 강정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해군기지를 둘러싼 갈등의 중심은 바로 구럼비 바위입니다. 해군은 지난 3월7일부터 발파에 들어갔습니다. 주민들은 격앙된 어조로 "구럼비 바위를 깨부수는 건 단순히 바위 하나를 부수는 것이 아닌 마을 공동체를 깨부수는 행위"라면서 즉각적인 발파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대해 해군은 구럼비 바위의 보존가치가 낮다는 입장입니다.  

하느님을 모욕하는 서경석의 장광설 

서경석은 해군의 입장에 맞장구 치고 나섰습니다. 문제는 바로 이런 서경석의 태도입니다. 구럼비 바위를 둘러싼 논란의 진위여부를 떠나 서경석은 그것이 일개 돌덩어리에 불과하니 폭파해도 아무렇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의 장광설은 하느님의 천지창조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설혹 구럼비 바위가 돌덩이에 불과하고 그래서 보존가치가 낮다손 치더라도, 그 자체는 하느님의 피조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또 국가안보와 미국과의 동맹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세상의 일이며, 세상의 일이 하느님의 창조 사역에 우선할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세속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도 그의 시각엔 문제가 있습니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이 국가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그랜드 캐년을 폭파하고 그곳에 기지를 지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또 아무리 미국이 대한민국의 혈맹이라 하더라도 동맹국의 고유한 자연을 파괴해 기지를 지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실제 미국은 푸에르토리코의 비에케스 섬에 해군 전투기 사격장을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세계 최강 미군에 맞서 해상시위를 벌이고 해군 전투기의 사격훈련을 막았습니다. 이러자 미국은 비에케스 섬을 푸에르토리코에 반환했습니다. 

우리의 자연은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이는 하느님의 명령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아담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 위에 충만하라고 명령하지 않으셨던가요? 하느님의 복음 사역에 앞장서야 할 목사가 복음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장광설을 설파하는 모습은 서글프기 그지없습니다. 

더 이상 거짓 복음을 설파하는 배도의 무리들을 목사라고 부르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에 아멘으로 화답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서경석이란 자는 연자 맷돌을 목에 걸고 바다에 빠져 마땅한 자입니다. 우리 모두가 깨어 일어나 이런 자들을 솎아 내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 이 시대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예수의 제자들에게 요구하는 사명일 것입니다.  

@ 2012.03.08.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