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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Diary

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으소서

▲ 11일 기장 교단은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시국기도회를 드렸다. 기도회에 참여한 목회자와 성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현 시국을 안타까워 하며 하나님의 의를 구했다. ⓒ lukewycliff


기도는 참 미묘한 신앙행위다. 앉아서 기도만 하고 있는다고 하느님의 역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기도밖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가 종종 찾아온다. 


신·구약에 등장하는 선지자들은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뜻을 구했다. 사실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다. 기도할 시간에 차라리 아무 것이나 손에 잡히는 대로 들고 나가 맞서 싸우는 게 낫다고 보았다. 그러나 현 시국을 보니 예언자들의 그 간절한 마음을 살짝 이해할 것 같다. 


선지자들은 불의한 권세에 맞섰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 불의한 세상 권세는 도무지 무너져 내릴 것 같지 않았다. 이스라엘을 침략한 자들은 역사에서도 대제국을 건설했던 세력이었으니까. 그래서 약한 자신의 힘으로는 그 세상 권세를 이길 수 없어 하느님의 도움을 간절히 구했으리라.

▲ 11일 기장 교단이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시국기도회를 드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 ⓒ lukewycliff

▲ 11일 기장 교단이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시국기도회를 드린 가운데 조헌정 목사가 기도하고 있다. ⓒ lukewycliff

▲ 12일 오후 대한성공회 대학로교회에서 열린 그리스도교 공동 시국기도회에 참여한 목정평 전 상임의장 정태효 목사가 기도하고 있다. ⓒ lukewycliff

▲ 4차 범국민행동이 열렸던 19일 5대 종단 종교인들은 서울 세종로 공원에서 시국기도회를 진행했다. ⓒ lukewycliff

▲ 4차 범국민행동이 열렸던 19일 5대 종단 종교인들은 서울 세종로 공원에서 시국기도회를 진행했다. ⓒ lukewycliff


현 시국은 혼란 자체다. 대통령이 모든 공적 기구를 무시하고 무자격자에게 국정을 통째로 맡겼다. 그리고 이 무자격자는 대통령을 뒷배 삼아 온갖 잇속을 챙겼다. 그런데 이 엄청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대통령은 요지부동이고, 집권여당의 호위무사들은 되려 호통친다. 


이 악한 세상 권세가 무너질 것 같지 않다. 아무리 떠들어도, 모여서 외쳐도 저들은 꿈쩍도 안하는 것 같다. 이런 와중에 종교라도 제 역할을 해줘야 하건만, 종교가 악한 권세에게 몸을 판지 오래다. 


이제와서야 광야에서 외롭게, 그러나 간절히 기도했던 예언자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하루하루 간절히 기도하며 하느님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해야겠다. 


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으소서 


[2016.11.11. / 11.19. 향린교회 시국기도회 & 5대 종단 종교인 시국기도회]

▲ 11일 기장 교단은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시국기도회를 드린 뒤 보신각, 정부종합청사 일대를 행진하며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 lukewycli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