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대공황의 해
- 2012.12.20. 단상
집에 왔다. 밥도 먹기 싫었다. 그냥 미친 듯이 청소를 했다. 그랬더니 기분이 좀 나아졌다. 하지만 몇몇 이들과 전화통화를 하고, 트친-페친이랑 댓글이랑 쪽지 주고받으니 아직도 힘들어 한다.
누구는 맥주 사들고 들어가 실컷 마시고 울겠단다. 누구는 이미 술에 취해 힘들어서 죽을지도 모르겠단다. 순수함으로 진보의 가치를 믿었던 이들에게 2012년은 대공황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마음이 아프다.
난 힘들 때 마다 이 시를 되뇌이곤 한다. 내가 무언가를 잘 외는 사람은 아닌데, 이 시만큼은 얼마든지 읊을 수 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지 마라, 노여워 마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옴을 믿어라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오늘은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은 한 순간에 지나가는 것,
지나간 것은 또 다시 그리워지는 것을....
러시아 국민시인 A. 푸쉬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이다. 이 시를 적으면서도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렇다. 우리는 속았다. 진실이 이길 줄 믿었고, 순수함이 꼼수를 넘어설 줄 믿었다. 하지만 속았다. 그래서 슬프다. 노엽다. 어찌할 바를 모른다.
하지만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그래서 독일의 대문호 괴테도 그의 역작 '파우스트'의 대단원을 '일체의 무상한 것들은 한갓 비유에 지나지 않는도다'는 시귀로 마무리하지 않았던가?
지금의 일은 비유에 지나지 않는 것, 지나간 것을 그리워 하기 위해 또 치열하게 오늘을 살자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지금만 슬퍼하자....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난다.
@ 표창원 경찰대 교수의 프리허그 (출처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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