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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Diary

건전한 정신세계를 가진 지도자를 원한다

건전한 정신세계를 가진 지도자를 원한다 


대통령 선거가 6일 앞으로 임박해 온 오늘(12/13)은 박근혜 후보와 신천지와의 유착 의혹으로 인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한 바탕 들썩거렸다. 신천지는 이단 종교로 알려져 있는데, 이단종교가 대선 유력후보와 관련을 맺고 있다는 이야기는 세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문제는 종교인, 특히 그리스도인이 아니어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한 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의 정신세계는 참으로 소중하기 때문이다. 나라를 이끌어가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는데 그 순간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나라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서 공산주의가 무너진 직후 러시아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당시 대통령이던 옐친은 보드카에 취해 비틀거렸다. 그가 집무실에 처박혀 혼자 홀짝 거리며 마셨다면 모르겠다. 그는 보드카에 취해 미국의 워싱턴 거리를 배회하는가 하면 독일을 방문했을 땐 술에 취해 예정에도 없는 연설을 했다. 보드카에 취해 비틀거리는 옐친의 모습은 세계 언론에 보도됐고, 이를 본 세계인들은 옐친을 주정뱅이라고 비아냥 거렸다. 지도자가 보드카에 취해 비틀거리는 순간, 루블화 가치는 폭락했고 교육수준 높고 얼굴 예쁜 러시아 여성들은 독일이나 일본, 심지어 한국의 나이트클럽에까지 와 반라로 춤을 춰야 했다.  


박근혜 후보의 신천지 관련설이 사실이라면 이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이단 종교인 신천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의혹 자체가 그의 정신세계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 박근혜 후보가 신천지 이만희 교주에게 보낸 초대장 


신천지 관련의혹이 일회성 음해라면 모르겠다. 박근혜는 과거 최태민이라는, 정체가 사뭇 의심스러운 자와 염문을 뿌렸다. 또 아버지의 고향 구미에서 매년 열리는 탄신제에 얼굴을 내비쳤다. 박정희 탄신제는 단순히 박정희라는 한 사람의 생을 기리는 자리의 차원을 넘어 종교적 제의를 방불케 한다.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의 탄신제 역시 유사 종교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더구나 정수장학회가 자꾸 세인들의 입길에 오르자 억대의 돈을 들여 굿판을 벌였다는 제보까지 제기됐다. 이쯤되면 그가 신천지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 역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박근혜가 대통령이 돼서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이 닥쳤다고 가정해 보자. 진정으로 냉철한 판단력과 카리스마로 이 나라를 구해내야 할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그 순간 무당을 불러 굿판을 벌이거나 사이비 교주 불러와 해괴망측한 제의를 벌인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한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선 지도자의 건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루즈벨트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이 임박한 시점에서 급작스럽게 서거했다. 만약 전쟁이 한창이던 와중에 그의 유고상황이 발생했다면 전쟁 양상이 어떻게 요동쳤을지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윈스턴 처칠 역시 전쟁을 수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은 나머지 각성제인 암페타민을 과다 복용해 보좌진들이 늘 긴장하며 그의 상태를 예의주시했었다. 


정신 건강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원으로 재직하며 국가안보정책 수립 임무를 담당했던 리처드 A. 클라크는 그의 저서 '모든 적들에 맞서'에서 부시의 이라크 전쟁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부시의 정신세계에 대해 이렇게 적는다. 


"9.11테러가 있고 나서 바로 부시 대통령은 '알 카에다 지도부'에 대한 챠트와 카드를 보자고 했다. 그 모습은 마치 하버드대 경영 대학원에서 적대적 인수 문제를 풀 때와 같은 방식으로 이들을 다루는 것처럼 보였다. 알 카에다 요원이 잡히거나 사살될 때 마다 그 사진에 X표시를 해서 테러와의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백악관 벽난로 옆에 앉아 알 카에다 조직원들의 얼굴에 빨간색으로 X표를 치고 있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 뭐라 표현할 수 없는 혼란스런 기분이 들었다."


부시는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이라크를 유린해 세계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정신세계를 감안해 본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그에게 이라크는 석유산업의 프론티어였고, 알 카에다와 후세인은 제거해야 할 악이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5년 간 오로지 남을 등쳐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데 너무 익숙한 지도자로 인해 국민들의 정신세계는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졌다. 그 다음에 올 지도자의 정신세계가 의심스럽다 못해 기괴하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