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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Diary

통합진보당 내홍에 부쳐



* 지난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한 여성으로부터 목을 졸리는 조준호 전 공동대표. 이 사진은 통합진보당의 내홍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남게 됐다.(출처 : 중앙일보) 


통합진보당 내홍에 부쳐 

- 조급한 갈등봉합은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비례대표 경선부정 의혹으로 불거진 통합진보당의 내홍이 좀처럼 수습되지 않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른바 당권파들은 비례대표 사퇴 거부 입장을 밝힌데 이어 자체 비상대책위를 만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상황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통합진보당은 총 의석 13석의 군소정당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당의 내홍은 향후 대통령 선거 판세마저 뒤흔들 변수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실제 통합진보당의 내홍이 당장 수습되더라도 그 여파는 대선에까지 미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당의 지지기반인 진보세력은 물론 야권연대의 균열 조짐은 불가피하다.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지난 15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4.1%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자 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은 정권심판과 정권교체라는 중차대한 대의가 앞에 놓여 있는데, 이대로 나가다간 정권교체는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섣부른 갈등 봉합은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정권교체에만 급급해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집권에 성공한다한들 정국 운영의 주도권은 지금의 집권세력이 장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야당이 여당에 비해 차별성이 선명하지 못하면 심판의 화살은 야당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지난 4.11총선 당시 강원도 지역구에서 '정권심판론'을 의제로 내세운 야당은 도리어 유권자들에게 심판을 당하는 처지가 됐다. 이전의 선거에서 야당에게 힘을 실어줬건만 유권자들이 차별성을 피부로 체감하지 못했던 탓이다. 


강원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의 유권자들 사이엔 '여당이나 야당이나 그 놈이 그 놈'이란 인식이 팽배한 것이 현실이다. 야당이 여당에 비해 차별성이 선명하지 못하면 야당에게 훨씬 불리한 상황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차라리 정권교체 실패마저 각오하고 민주-진보세력이 진정한 국민의 대변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구태를 일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 가운데 하나는 계파정치, 보스정치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이 같은 병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은 10.3%의 정당투표율을 기록했다. 아직까지도 진보를 터부시하는 정치환경에서 진보정당이 10%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크다. 


실제 유권자들은 통합진보당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 계파정치, 보스정치를 신물 나게 봐 왔던 유권자들이다. 진보정당은 이 같은 구태와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였다. 10%대의 득표율은 이 같은 기대감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진보정당에 기대를 걸었던 유권자들을 다시 한 번 실망시키고 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은 자신의 책 '운명'에서 야권이 보다 높은 수준의 연대를 이뤄야 한다고 일갈했다. 통합진보당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설혹 야권이 갈등을 봉합하고 연대를 통해 정권교체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전주곡일른지도 모른다. 


박근혜의 집권은 현 정권의 재집권과 같은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하지만 정권교체만을 위한 야권연대 역시 위험하다. 민주-진보라는 가치는 어느 특정 정치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다. 따라서 민주-진보의 가치에 충실한 대안세력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지금의 사태를 풀어나가야 한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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