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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자수첩] 자식 잃은 부모를 짓누르는 공권력 기자수첩] 자식 잃은 부모를 짓누르는 공권력- 국민 삶의 고단함 모르면 하늘이 버릴 것 현지시간으로 4월17일(금) 박근혜 대통령은 마누엘 산토스 칼데론 콜롬비아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 만찬에서 스페인어로 “가슴을 가진 사람에게 망각은 어렵다”(Olvidar es dificil para el que tiene corazon)는 말을 했다. 콜롬비아 출신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문장을 인용한 것으로 콜롬비아가 남미 국가론 유일하게 한국전쟁 당시 5,100명의 병사를 파병한 데 대한 감사인사였다. 이를 두고 언론은 칭찬 일색이다. 전후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 같은 기사를 접하면 대통령이 수준 높은 문학적 감성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그 때, 이 나라는 온통 아수라장이었다. 정치권.. 더보기
[대중문화 에세이]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대중문화 에세이]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표현의 자유, 그리고 민주주의의 위기 표현의 자유가 위협 받고 있다. 먼저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외압 논란은 급기야 부산영화제의 존립을 뒤흔드는 양상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 해 10월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수 있는 작품을 상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외압 논란의 불을 지폈다. 논란은 올해 1월 부산시가 이용관 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자진사퇴를 압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증폭됐다. 이 와중에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지난 2월 초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제29조 1항 단서조항 ‘영화상영등급분류 면제 추천에 관한 규정’을 개정한다.. 더보기
기자수첩]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기자수첩]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어느 덧 1년을 맞았다. 참사 1주기 당일인 4월16일(목)엔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마치 하늘이 아이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우리 사회는 1년 동안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참사 직후 말은 무성했다. 대통령이 먼저 나서 국가를 개조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 사고, 용인 교량상판 붕괴사고 등 대형 사고가 이어졌다.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책임을 물어 해양경찰청을 해체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뒤이어 옛 안전행정부의 안전본부와 해양경찰청을 합친 국민안전처가 출범했다. 정부는 국민안전처가 재난 콘트롤타워 기능을 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이 같.. 더보기
현장스케치] 세상에서 가장 슬픈 엄마들 현장스케치] 세상에서 가장 슬픈 엄마들 #장면 1. ‘예은이 엄마’ 박은희 씨. 박 씨는 경찰이 체포조를 투입하려 하자 온 몸으로 방패를 막아섰다. 이러자 다른 유가족들이 나서 인간 사슬을 만들었다. #장면 2. ‘호성 엄마’ 장부자 씨. 장 씨는 경찰과 몸싸움이 계속되자 “우리까지 죽일꺼냐”며 울부 짖었다. #장면 3. ‘영석 엄마’ 권미화 씨. 권 씨는 도로에 주저앉아 ‘정부시행령을 폐기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진상규명”과 “시행령 폐기”를 목청껏 외쳤다. 방패로 무장한 경찰이 체포를 시도하자 “이런 식으로 경찰이 대응했다면 우리 아이들 다 살아 돌아왔다”고 경찰을 향해 호통을 쳤다. #장면 4.방패를 들고 체포를 시도한 경찰들은 어머니들의 외침에 묵묵부답이었다. 이들을 향해 물었다. “아이 잃.. 더보기
기억할게, 잊지 않을게 기억할게, 잊지 않을게.... 그러나 세월호 1주기를 맞는 지금, 기억한다는 말로, 잊지 않겠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시행령안이 철회되지 않으면, 진상규명은 요원하다. "1년이 지난 지금 '잊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약속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크게 깨닫고 감격한다. 그러나 이제부터 그런 말 하면 안 된다. 시행령 통과되고 선체인양이 안 되면 부끄러운 어른 된다. 지금 우리는 부끄러우냐, 안 부끄러우냐 갈림길에 서 있다." - 유경근 집행위원장 [2015.04.14. 서울 광화문 광장] 더보기
공권력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지난 해 8월의 글. 그때 미쳐 날뛰던 공권력은 이제 광분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공권력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미쳐 날뛰는 공권력, 하느님을 먼저 두려워하라 장면 #1. 2014년 8월20일(수)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입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이던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했다. 이때 건장한 체구의 경찰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길을 막았다. 김 씨는 경찰들에게 거세게 항의했으나 경찰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김 씨는 허망하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고, 이때의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악화돼 결국 22일(금) 병원으로 후송됐다. 장면 #2. * 스크럼을 짜고 수녀들의 광화문 광장 진입을 막는 경찰(2014.08.29.0 8월25일(월) 오후 서울 광화문 .. 더보기
네 형제는 어디에 있느냐? 지난 해 9월의 글. 일베의 반인륜적 범죄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네 형제는 어디에 있느냐?카인에게 내려진 형벌을 기억하라 반인륜 범죄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얼핏 총칼로 인명을 앗아가는 행위가 떠오른다. 그러나 반인륜 범죄는 비단 이런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공동체의 아픔에 무감각하고, 공동체의 책임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동물적 욕구만 탐하는 행위는 살인보다 더 극악무도한 반인륜 범죄다. 이 같은 반인륜 범죄가 서울 도심 한 가운데서, 그것도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를 앞두고 버젓이 자행됐다. 인터넷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들이 지난 해 9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 들이닥쳐 피자, 김밥 등의 음식을 먹은 것이다. 이들이 집단행동을 벌인 광화문 광장은 세월호.. 더보기
너무 많은 죽음을 보았다 5월 연휴의 시작을 알리는 주말, 시청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분향소를 찾았다. 헌화를 마치고 발걸음을 옮기면서 참담한 생각이 든다. 이명박 집권 이후 몇 번째 차려지는 대규모 분향소인가? 그의 집권 이후 우리는 너무 많은, 억울한 죽음을 보았다. 용산에서 사람이 죽어 나갔고, 전직 대통령이 정치보복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뒤이어 한국 민주주의의 큰 별이었던 또 다른 전직 대통령과 추기경이 세상을 떠났다. 또 청빈한 삶으로 사회의 귀감이 됐던 스님도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한편 쌍용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공권력 투입 이후 죽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지금까지 모두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지난 해 12월 새 대통령이 국정원에 의해 확정된 이후 일주일 사이에 다섯 명의 .. 더보기
러시안 룰렛 사회 러시안 룰렛 사회- 세월호 참사 단상 * 세월호 참사 현장(출처 : 뉴시스) 러시안 룰렛은 리볼버 권총에 총알 한 발을 넣고 무작위로 장전한 다음 자신의 머리에 겨누고 쏘는 극한의 도박이다. 영화 에서는 베트콩이 포로로 잡은 미군 병사들에게 러시안 룰렛을 강요하는 모습을 그린다. 실제 베트남 전쟁에서 베트콩이 극한의 행위를 미군 포로에게 강요한 사실은 없다. 다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러시안 룰렛은 베트남전에 참전한 미국 청년들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표현한 은유에 불과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러시안 룰렛은 이 나라 국민의 일상이다. 이 나라는 성수대교 붕괴(1994년),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를 신호탄으로 10년이 멀다하고 대형 참사가 터졌다. 그리고 삼풍백화점 붕괴를 제외하면 희생자들 대부분은 아이들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