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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Review

험난하기만 했던 존 맥클레인의 사반세기 험난하기만 했던 존 맥클레인의 사반세기 '다이하드'는 진정으로 액션 영화의 신기원을 연 걸작이다. 한국에선 지난 1988년 단성사에서 추석 특선작으로 개봉했다가 다음 해 음력설 연휴까지 상영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무엇보다 주연 배우였던 브루스 윌리스는 이 영화 이후 존 맥클레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1편에서 존 맥클레인은 초고층 나카토미 빌딩에서 고립무원의 지경에 빠진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악당들과 끝까지 맞서 싸운다. 고립무원의 지경이라면 두려움이 느껴질 만도 하건만 존 맥클레인은 그 와중에도 악당들을 꼭지가 돌게 만든다. 인질로 잡힌 그의 아내는 동료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이만이 악당들을 저렇게 열 받게 할 수 있어." 이뿐만이 아니다. 존 맥클레인은 절.. 더보기
아르고] 이란 인질사태, 그리고 작전명 아르고 아르고] 이란 인질사태, 그리고 작전명 아르고 이 지구상에서 미국이 눈엣 가시처럼 생각하는 두 나라가 있으니 바로 중동의 이란이요, 극동의 북한이다. 전에는 이라크까지 세 나라였으나 이라크는 미국이 손을 봐줬고 이들 두 나라만 남았다. 미국은 특히 이란을 아주 싫어해 이란을 언급할 때 마다 늘 '빌어먹을(fucking)'이란 욕설을 붙인다. 미국과 이란이 아주 사이가 나빴던 건 아니다. 1979년 이슬람 근본주의 혁명 이전까지 이란은 미국의 대중동정책의 교두보였다. 이란은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이고, 예나 지금이나 중동의 맹주다. 무엇보다 석유 매장량이 풍부하다. 또 이란산 석유는 깊이가 얕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석유를 채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미국은 자원을 장악하기 위해 친미 세력을 부추겨 .. 더보기
[007 스카이폴] 새 시대의 옷으로 갈아입은 제임스 본드 [007 스카이폴] 새 시대의 옷으로 갈아입은 제임스 본드 007 시리즈의 매력은 첩보원들끼리의 치열한 머리싸움과 기발한 첨단무기, 그리고 세계적인 명승지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스의 산토리니는 휴양지로서 손색이 없지만 여기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떠오른 건 007 시리즈 덕분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007 시리즈 최신작 '스카이폴(Skyfall)'은 무척 영국적이다. 터키와 중국의 상하이, 마카오가 잠깐 화면에 등장하기는 한다. 하지만 제임스 본드의 모든 주요 임무는 영국에서 이뤄진다. 런던의 지하철(Underground)을 한 번이라도 타본 기억이 있다면 악당 실바와 제임스 본드가 벌이는 지하철 추격신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스카이폴'의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다. 전직 영국 정보부.. 더보기
본 레거시] 본 시리즈에 본이 없다 본 레거시 (2012) The Bourne Legacy 7감독토니 길로이출연제레미 레너, 레이첼 웨이즈, 에드워드 노튼, 조앤 알렌, 앨버트 피니정보액션 | 미국 | 135 분 | 2012-09-06 본 레거시] 본 시리즈에 본이 없다 CIA요원 제이슨 본을 소재로 한 본 시리즈의 신작 '본 레거시'가 선을 보였다. 하지만 이 영화엔 정작 제이슨 본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기대감을 갖고 영화를 마주 대하지는 않았다. 타이틀 롤을 맡았던 맷 데이먼의 비중이 컸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본 시리즈 마지막 에피소드인 '본 얼티메이텀'의 이야기에서 곁가지를 친다. 제이슨 본을 있게 했던 건 CIA의 비밀 프로그램인 트레드스톤이었다. 그런데 작전 상 차질로 제이슨 본은 기억 상실증에 걸려 실종된다. 이러자 C.. 더보기
다크나이트 라이즈] 정의수호, 투쟁, 그리고 순교.... 다크 나이트 라이즈 (2012) The Dark Knight Rises 9.7감독크리스토퍼 놀란출연크리스찬 베일, 톰 하디, 리암 니슨, 조셉 고든-레빗, 앤 해서웨이정보액션, 범죄 | 미국, 영국 | 165 분 | 2012-07-19 글쓴이 평점 정의수호, 투쟁, 그리고 순교.... 배트맨 시리즈 완결편 '다크나이트 라이즈' 떨리는 마음으로 노트북을 연다. 이제 배트맨 시리즈를 떠나보내야 한다. 마지막을 잘 장식해줘야 한다는 압박이 무척 심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3'이란 수자는 우주와 세상을 의미하는 완전수다. 하느님은 삼위일체의 하느님이시며, 천지만물은 천(天)·지(地)·인(人) 삼재로 이뤄져 있다. 배트맨 시리즈의 3편 '다크나이트 라이즈(The Dark Knight Rises)'는 완전수로 .. 더보기
배트맨 다크나이트] 영웅의 자리를 반납한 슈퍼 히어로 다크 나이트 (2009)The Dark Knight 9.1감독크리스토퍼 놀란출연크리스찬 베일, 히스 레저, 아론 에크하트, 마이클 케인, 게리 올드만정보액션, 어드벤처 | 미국 | 152 분 | 2009-02-19 배트맨 다크나이트] 영웅의 자리를 반납한 슈퍼 히어로 배트맨의 활약상, 그리고 법과 현실의 괴리 배트맨은 고담시의 수호성인이다. 그에게 갑자기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난다. 바로 조커라는 이름의 악당이다. 쭉 찢어진 입가, 분칠한 얼굴, 기분 나쁘게 다셔대는 입맛.... 이런 몰골에 걸맞게 그가 저지르는 악행은 잔인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그를 단순히 나쁜 짓 하는 악당으로 폄하하기엔 이르다. 그는 무엇보다 남다른 정치철학의 소유자다. 그는 하비 덴트 검사에게 스스럼없이 무정부주의자임을 고백한.. 더보기
흔해빠진 블록버스터로 전락해버린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012) The Amazing Spider-Man 7.1감독마크 웹출연앤드류 가필드, 엠마 스톤, 리스 이반스, 마틴 쉰, 샐리 필드정보액션, 어드벤처, 스릴러 | 미국 | 136 분 | 2012-06-28 글쓴이 평점 흔해빠진 블록버스터로 전락해버린 스파이더맨 샘 레이미의 오리지널 버전에 비해 임팩트 떨어져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새 시리즈(reboot)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장안의 화제다. 미국에선 개봉 하루 만에 약 3,500만 달러(약 397억원)을 벌어들였고, 한국에서는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끌어 모았다. 가히 폭발적인 흥행몰이다. 스파이더맨은 마블 코믹스의 만화가 원작이다. 원작이 나온 때는 1961년이니까 스파이더맨은 51년의 시간을 뛰어 넘어 사랑을 받고 있는.. 더보기
타인의 삶] 감시체제가 연출하는 살풍경 타인의 삶 (2007)The Lives of Others 9.4감독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출연울리히 뮈헤, 세바스티안 코치, 마르티나 게덱, 울리히 터커, 토마스 디엠정보드라마, 스릴러 | 독일 | 137 분 | 2007-03-22 감시체제가 연출하는 살풍경 국가 공권력의 감시는 인간성 파멸로 귀결돼 현대 국가의 기능을 어떻게 요약할 수 있을까? 외교, 국방? 아니면 복지? 어딘가 부족하다. 그렇다면 정답은? 구성원에 대한 감시와 통제다. 과거 냉전 시절, 공산주의 체제 하에서는 감시와 통제가 노골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 같은 행태가 비단 옛 공산권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민주주의를 내세운 국가들에서 조차 감시와 통제는 일상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국가의 감시기능은 권력 자체의 속성에서 비롯.. 더보기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위기에서 빛나는 기자 정신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2009)State of Play 7.7감독케빈 맥도널드출연러셀 크로우, 벤 애플렉, 레이첼 맥아담스, 헬렌 밀렌, 로빈 라이트정보미스터리, 스릴러 | 미국, 영국, 프랑스 | 127 분 | 2009-04-30 저널리즘의 위기에서 빛나는 기자 정신 어떤 어려움에도 저널리즘은 죽어선 안돼 언론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는 독자들의 알권리 충족이다. 독자로 하여금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기자들은 이 시간에도 부지런히 현장을 누빈다. 지금은 인터넷이 대세다. 모든 정보의 생산과 유통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기자들의 활동방식은 늘 똑 같다. 영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의 주인공인 워싱턴 글로브지의 칼 매카프리 기자처럼 말이다. 매카프리 기자는 과거의 방식을 고집한다. .. 더보기
부러진화살] 부러진 화살, 부러진 권위 부러진 화살 감독 정지영 (2011 / 한국) 출연 안성기 상세보기 새해 영화가의 화제는 단연 '부러진 화살'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1월19일 발표한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결과에 따르면, 개봉 당일인 18일 하루 관객 3만203명을 모았다. 헐리웃 애니메이션 ‘장화 신은 고양이’(4만 6,136명), 황정민·엄정화 주연의 ‘댄싱퀸’(4만 5,779명)에 이어 3위로 출발했다. 경쟁작인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2만 5,752명), 김명민 주연의 ‘페이스메이커’(2만 2,364명)을 여유있게 제쳤다. 부러진 화살의 개봉관은 전국을 통틀어 245개. 제작비도 고작 15억원에 불과하다.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경쟁작들이 400개관 안팎에서 상영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면 선전이 아닐 수 .. 더보기